재도약을 노리고 있는 대구·경북 섬유산업이 노후화된 설비로 발목을 잡히고 있는 가운데, 일본 섬유업계는 올 들어 설비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7년 만에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역 섬유산업의 활로를 현대화 설비 투자를 통한 기능성 및 산업용 섬유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일본 섬유업계의 설비투자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최근 발표한 설비투자조사에 따르면 올 들어 일본 섬유업계는 528억1천만엔(한화 약 5천28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보다 14.7%나 증가한 것으로, 업종별로는 염색가공 59.1%, 화학섬유제조 13.3%, 방적 2.93% 등이다.

이 중 대기업이 전년도 대비 9.2% 증가, 5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장기자금 조달 차입금 상환이 끝난 것에 따른 것으로, 섬유산업을 장기 유망 산업으로 전망한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목적별 투자내역에서는 전체적으로 갱신, 유지·보수와 생산능력증강의 비율이 높았으며, 염색가공업에서 가장 투자비율이 높은 분야는 환경관련 부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섬유 설비의 노후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2천736개 업체가 보유한 전체 제직설비는 3만66대로, 2005년 조사 때(3만3천719대)보다 10.8% 줄어들었다.

그러나 10년 이상된 노후 직기의 비율은 오히려 늘어나 전체의 76.7%나 되는 2만351대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 74.0%보다 2.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기종별로는 복직기가 가장 많은 96.2%를 차지했으며, 다음이 워터제트직기로 81.7%에 달했다. 레피어직기와 에어제트직기도 각각 75.0%와 51.9%를 차지했다.

10년 이하된 직기는 2년 전 26.0%에서 23.3%로 오히려 감소해 지역 섬유업체들의 설비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정웅 한국염색기술연구소 이사장은 "일본은 자동차 및 항공기 내장재와 같은 산업용 섬유와 레저·스포츠제품 등에 사용되는 기능성 섬유 생산을 위한 특수염색가공 설비 투자를 올 들어 크게 확대하고 있다"며 "문제는 지역 섬유업체들이 설비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금융권의 담보비율이 다른 산업과 달리 50%밖에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 영남일보 / 2008. 9. 1